“전교생이 유단자” 종주국 위상 높이는 ‘태권도 후예들’

수원 동원고등학교 태권도부...17년 역사 엘리트 선수 양성



   
▲ 체육시간을 이용해 일주일에 1차례씩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동원고 1학년 태권도 수업을 들은 뒤 환한 표정으로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입시 위주 교육이 극심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선 학교 대부분이 국·영·수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을 고집하면서 학생들 대부분이 운동부족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다수의 일선 학교들이 입시 교육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이때 참신한 ‘역발상’으로 ‘참 고등 교육의 새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17년 역사의 태권도부를 통해 전국 최고 수준의 엘리트 태권도 선수들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태권도 정규 수업을 통해 전교생 대부분을 태권도 유단자로 배출, ‘전국 최고의 태권도의 명문고’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수원 동원고등학교(교장 홍성덕)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달 27일 태권도부원들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동원고 체육관을 찾았다. 짧은 머리에 늘씬하고 날렵한 체격을 가진 10여 명의 선수들은 전국 최강수준의 태권도부다운 ‘포스’를 뿜어대며 발차기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 각종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하며 ‘태권도 명문’ 동원고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는 동원고 태권도부 학생들.

부드럽게 올라가 목표물에 정확히 꽂히는 발차기는 무서우리만큼 날카로웠고, 체육관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로 울려 퍼지는 ‘뻥’하는 파열음은 정확하게 꽂히는 발차기의 위력을 짐작게 해주고 있었다.

“태권도 명문 동원고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앞으로 열심히 훈련한다면 충분히 한국을 빛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던 장유순 감독은 설명했다.

지난 3월 열린 전국종별 태권도대회에서 우승한 박현준과 4월 한국 중·고 연맹 태권도대회를 제패한 권순호 등 10여 명의 선수로 구성된 동원도 태권도부는 그야말로 전국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경기도지사기대회와 경기도협회장기 단체전에서 각각 4차례씩 우승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04년 세계대학선수권 미들급에서 우승한 강인호(2003년 졸업)와 지난 2009년 동아시아대회 우승에 빛나는 임철호(2005년 졸업)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해 내기도 했다.

장 감독의 설명을 들으며 태권도부 선수들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감상하고 있는 사이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물밀듯이 밀어닥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복을 맞춰 입은 1학년 100여 명의 학생들은 능숙한 움직임으로 대형을 갖추더니 몸 풀기에서부터 발차기, 품새에 이르기까지 태권도 훈련을 알아서 착착 소화해내고 있었다.

“제가 부임한 지난 2009년부터 체육 시간을 이용해 1학년생 모두에게 일주일에 1차례씩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학부모, 학생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건강에도 좋고 공부에도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다들 좋아하는 분위기입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태권도 교육이라는 ‘역발상’을 통해 동원고를 진정한 ‘태권도 학교’로 거듭나게 한 ‘산증인’인 홍성덕 교장이 말했다.

학생들은 신중한 표정으로 주먹지르기, 발차기 훈련에 집중하면서도 시종일관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태권도를 통해 공부 스트레스도 날리고 건강도 다지는 생활체육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공부’만을 강조하고 있는 이때, 태권도를 통해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다질 수 있도록 학생들을 배려하는 동원고의 교육 현장을 둘러 본 뒤 교정을 나서며 ‘참교육’이라는 세 글자가 머릿속을 스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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