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의 달인,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만나다!

여성 최고 실력자 김수니 선생 vs 당대 최고수 서정민 선수

원시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한국 전통 무예 ‘택견’. 2011년 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 지정이후 세계적으로도 위상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 7월 7일 토요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개최된 제14회 ‘전국동아리결련택견대회’ 현장에서 현재 우리나라 택견의 남, 녀 최고 실력자 두 분을 만날 수 있었다.

   
▲ 유럽순회공연을 함께 했던 김수니 6단, 문영철 6단, 함진석 3단 (왼쪽부터)

‘대한민국 여성 최고의 택견 실력자, 김수니 6단’

택견 20년의 경력을 가진 김수니 선생. 첫 시작은 대학교 동아리때부터 였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가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많이 생소한 종목이었으며, 그동안 걸어온 길에는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악조건들을 극복하고 이제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얼마전 프랑스 파리 및 유럽 일대에서 순회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김수니 선생을 만나 보았다.

   
▲ 제자들과 함께 택견 시범을 보이고 있는 김수니 선생

 
택견 시범 공연 때의 넘치는 카리스마는 사라지고,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여성으로서 택견 지도자의 길을 가는게 힘들지는 않은지?

"그렇지는 않다. 택견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고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아직은 소수이지만 매니아층이 두텁기 때문에 꾸준히 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최근에는 부부가 함께 택견 지도자로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서 여성이라 따로 힘들지는 않다. 불가리아에도 여성 지도자가 생겼다."

▲지난 6월27일부터 7월4일까지 유럽순회 공연 때 현지 반응은 어땠는지?

"이번 유럽 순회 공연은, 택견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것도 기념하고 또 프랑스인 지도자 2명 및 영국, 독일 유단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제13회 택견 최고수전’과 ‘게릴라식 택견공연’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택견을 처음 접하는 파란 눈의 사람들은 많이들 놀라워하고 신기해 하면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택견이 타격무예임에도 불구하고, 동선이 길고 동작이 화려하기 때문인 것 같다."

▲택견협회의 여러가지 관련 사무를 맡으면서, 또한 택견 지도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택견이 우리나라의 전통 무예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많이 아쉬웠다. 무예종목으로서의 인증단체 인정을 받은 후 대한체육회에 준가맹에서 정가맹 단체로 승인받기까지 타 종목에 비해 기간도 너무나 오래 걸렸고 절차도 까다로웠다. 타국의 무예도 아니고 우리의 전통 무예인데도 어떤 외압에 의해 차별대우를 받았을 땐 서러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괜찮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앞날은 탄탄해질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는 택견의 장점은?

"택견은 옛 선조들 때로부터 내려온 무예이기 때문에 동작 하나하나에 그분들의 정신과 배려가 담겨 있다. 농경사회를 살았던 우리 민족은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중요한 농촌의 일꾼이요 일손이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크게 다치면 손실이 컸다. 그러한 배경 가운데서 택견이 존속될 수 있었던 것은, 타격 운동이지만 상대방을 상하게 하지는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것이 택견의 운동원리인 상생이자 화합이다. 동족 간의 경기에서 서로를 상하지 않게 배려할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택견 천하명인! 현 택견 최고수 서정민 5단’

올해 택견경력 15년차인 서정민 선수는 택견 뿐 아니라 경호무술 4단, 합기도 4단의 실력을 갖춘 종합 무술인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종목은 당연히 ‘택견’이다.

우연히 버스차량에 부착된 택견광고를 보고, 그리고 아직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운동이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택견과 인연을 맺게된 서정민 선수. 그 또한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숱한 악조건들을 극복해 왔다.

이미 언론을 통해 ‘효자 택견선수’로 알려진 서정민 5단은, 낮에는 어머님의 일을 돕고 저녁이면 언제나처럼 체육관에 와서 구슬땀을 흘리며 수련을 한다.

그 결과, ‘제 14회 한가위 천하택견명인전 우승’, ‘제10회, 제12회 택견 최고수전 우승’, 그리고 지난 6월 30일 프랑스 베르사유 몽블롱 체육관에서 개최된 ‘제13회 택견 최고수전’에서도 우승을 함으로써 현 택견 최고수를 유지하고 있다.

   
▲ 현, 택견 최고수 서정민 5단

▲택견의 묘미(?)라면 어떤게 있는지?

"언뜻보면 설렁설렁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이것이 바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운동인 택견의 묘미이다. 또 화려한 몸(발)동작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그리고 경기하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능한 것도 택견의 묘미이다."

▲앞으로의 포부는?

"계속해서 택견 지도자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 여건이 되면 해외로도 나가서 활동도 해보고 싶다. 이미 일본에도 현지 지도자가 있고 중국, 유럽 등지에도 택견이 많이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간다. 또한 국내에서도 택견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싶다. 현재 전국체전에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초.중.고 학교에도 체육부가 설립되어 있는 곳이 더러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어떤 모습으로라도 국내 택견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

대한민국의 택견을 이끌어갈 남, 여 대표가 있어 택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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