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Essay] 당신이 고독할 때Ⅱ

박완규 주필

박완규4당신이 고독할 때,
무작정 거리로 나와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그들은 사람이 그리워도 포킷에 손을 찔러넣고 걸어가고 있다.
가슴을 열어놓고, ‘어이’ 하고 불러보고 싶어도,
메아리 없는 부름이 될까봐 홀로 어깨를 움츠리고
바쁘게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열린 삶을 통해 진실한 삶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더듬이를 가지고 풀숲을 헤집고 다니는 곤충은
더듬이의 감각으로 길을 찾는다.
인간은 열려진 마음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터덜거리는 시외버스에 앉아 멀미를 참고 있을 때
옆자리의 어느 사람이 “괴로우시죠” 하는 한마디의 위로가
같은 차를 타고 가고있는 사람들임을 알게하는 것이다.

말없이 바삐 걷는 군상의 뒷모습에서
마음을 열게하는 말 한마디를 상상하라.
그것은 고독의 정체가 홀로살기를 고집하는
닫힌 마음임을 알게될 것이다.

산다는 것은 고독한 것이다.
그러나 헐벗은 나무가 새롭게 잎을 달고
화려한 변신을 하게되는 것도
기나긴 고통의 고독을 이겨낸 탓이다.

그리고 성에처럼 고독을 아름다운 꽃의
싱싱한 삶의 수액으로 바꾸는 능력을 가져라.
또한 고독한 군중의 뒷모습에서
닫혀진 자아의 세계를 찾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사랑이 어디에서 오는 지를 알지 못하듯이,
고독도 어디서 오는 지를 알 수 없다.

그것은 눈썹이 하얗게 된다는 제야에서
갑자기 마음 한가운데 들어와서 홀로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한여름 바닷가 원색의 대열들 앞에서
초라한 외로움으로 다가와 괴롭히기도 한다.

그러나 당신이 고독할 때
그것은 삶을 보는 눈뜸이 시작되고,
그것은 그리움의 갈증을 통해 인간의 진실을 배우게 한다.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세계인가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고독할 때
한 방울의 이슬로 화해 훨훨
꽃잎 위에 떨어지는 눈물이 되어
밝게 타오르는 아침 햇빛에 스스로 승화되는
기적이 기다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하는 것이다.

댓글 쓰기

Photo News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