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Essay] 만남이라는 의미에 관한 소고Ⅲ

박완규 주필

박완규4사람이 사람에게 의미가 되어진다는
어느 시인의 싯귀를 읊을 때면 한가닥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길에서 보면
젊은 여성은 남성의 손을 붙들고 가고 있다
붙든 손은 어떤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인가.

카페에 앉아 보면
젊은 남성은 옆의 여인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그것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서로 붙들고 있는 자세에서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의미가
진정 담겨있는 것일까.

삶은 만남의 연속이다
길을 가다가도 사람을 만나고
직장에서 학교에서 언제나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사람이 던지는 시선 하나에 전율도 느끼고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가슴이 몽클하다 뿐만 아니라
먼 발치로 쳐다보아도 행복이 오는 사람과의 조우도 있다.

젊은 날
우리 집은 원주의 일산동에 있었고
한 예쁜 여학생은 중앙동에 살았다.

학교가는 시간이 비슷해서
매일 아침 7시쯤에 버스를 타면
어김없이 그 여인을 볼 수 있었다.

매일 버스타는 일은
학교를 가기위한 것보다 그 여학생을
보고싶은 마음이 전부인 듯 했다.

공휴일 아침에는
혹시 그 여학생이 학교를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괜한 부지런을 떨었다.

그러나 그 여학생과 나는
눈길만 마주쳤지 말 한마디도 못해보았다
그리고 가슴에 사진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가슴에 사진을 남기는 일도
하나의 만남인 것이다.

이 수많은 만남이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은
스스로 순수한 정신으로 삶의 기나긴 행로를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본능적 표현이 되어야 한다.

만남
그것의 소중함을 아는 것
그것은 삶을 아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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