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1위 태권도 스타 ‘애런 쿡’이 올림픽 포기한 까닭?



   
▲ 영국 올림픽 태권도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애런 쿡(왼쪽)과 루탈로 무함마드(오른쪽)

세계랭킹 1위의 영국 태권도 스타 애런 쿡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면서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선수에게 밀려 태권도 대표팀에서 탈락해 런던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쿡이 영국태권도협회와의 법정 소송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태권도협회는 지난달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남자 80㎏급 우승을 차지한 쿡 대신 루탈로 무함마드를 선발했다.

세계랭킹과 국제대회 성적 모두 쿡이 월등하게 뛰어나지만 키가 큰 무함마드가 태권도 경기에서 점수가 높은 얼굴 공격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쿡보다 메달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쿡은 자신이 지난해부터 영국태권도협회 훈련소를 나와 개인 코치를 두고 독자적으로 훈련해온 ‘괘씸죄’에 대한 보복으로 대표 선발에서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쿡은 영국올림픽위원회, 세계태권도연맹 등에 대표 선발 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영국태권도협회를 상대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런던고등법원에 소송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그러나 소송에서 승리하더라도 올림픽위원회나 세계태권도연맹이 태권도협회의 선발 결정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데다가 막대한 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쿡은 결국 법정 다툼을 포기했다.

영국 누리꾼 "차라리 귀화해라"

쿡은 성명을 통해 "소송에 필요한 비용 문제가 부담됐고 더 중요한 것은 나의 부모님게께서 이러한 상황을 원치 않으셨다"고 밝혔다.

쿡는 4년 전 17살의 나이로 출전한 베이징올림픽에서 4위에 올라 아깝게 메달을 놓쳤고, 올해도 영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 US오픈, 유럽챔피언십 등 9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런던올림픽 태권도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혀왔다.

반면 세계랭킹 59위 무함마드는 올해 우승 경력이 하나도 없으며 주종목 역시 80kg급이 아닌 87kg급이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쿡은 "나의 조국과 태권도를 사랑하며 무함마드를 비롯한 모든 선수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면서도 "조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이 내 태권도 인생의 정점이라 여겼으며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devastated)"고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쿡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자 영국 누리꾼은 "세계랭킹 1위 선수를 올림픽에 내보내지 않는 나라가 몇이나 되겠는가", "내가 쿡이라면 차라리 다른 나라로 귀화해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댓글 쓰기

Photo News

더보기